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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건축 설계 도면이 완성되기까지의 전 과정 – 건축가의 시선으로

by insight3000 2025. 7. 5.

건축 설계 도면은 단순히 건물을 짓기 위한 그림이 아닙니다. 실제로는 건축주와의 대화, 대지 분석, 법규 검토, 그리고 수많은 아이디어 조율 과정을 통해 만들어지는 ‘건축 언어’입니다. 이 글에서는 건축가의 시선으로, 한 장의 설계 도면이 완성되기까지 어떤 단계들이 거쳐지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합니다. 평소에는 보이지 않던 건축가의 고민과 과정이 담긴 이 여정을 함께 따라가 보세요.


🔹 1단계: 건축주와의 초기 미팅 – 요구사항 수렴

건축 설계의 시작은 ‘도면’이 아니라 ‘대화’입니다. 건축가는 먼저 건축주가 원하는 삶의 방식, 예산, 건물의 용도, 공간의 성격 등에 대해 깊은 인터뷰를 진행합니다. 이 단계에서 모호한 요구를 구체화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건축주는 종종 “넓은 거실을 원한다”는 식의 추상적인 표현을 사용하지만, 건축가는 그것을 실제 면적으로 환산하고 다른 공간과의 관계까지 고려하여 분석합니다.


🔹 2단계: 대지조사 및 관련 법규 검토

설계 전에 반드시 대지의 조건을 철저히 조사해야 합니다. 지형, 일조, 바람의 방향, 주변 환경, 진입로의 위치 등을 체크하며, 각 지자체의 건축 관련 법규, 도로 사선제한, 용적률, 건폐율 등을 검토합니다. 이 단계에서 문제가 발견되면 전체 설계 방향이 바뀔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과정입니다.


🔹 3단계: 스케치 및 매스 스터디

건축가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빠르게 시각화하기 위해 손으로 스케치를 하거나, 3D 프로그램을 사용해 건물의 볼륨과 배치를 실험합니다. 이 작업을 ‘매스 스터디’라고 부릅니다. 이 단계에서 공간이 가지는 질감, 채광, 통풍 등의 요소를 입체적으로 고려하면서, 전체 건물의 윤곽이 잡히기 시작합니다.

스케치


🔹 4단계: 기본 설계 – 공간 구성 확정

스케치를 바탕으로 실제 평면도, 입면도, 단면도가 만들어집니다. 방의 배치, 복도의 흐름, 계단 위치, 창문의 방향 등 ‘공간의 뼈대’가 이 단계에서 확정됩니다. 건축가는 이 도면을 가지고 건축주와 수차례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최종 형태를 결정합니다. 이 때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 등을 활용하면 더 정밀한 계획이 가능합니다.


🔹 5단계: 실시 설계 – 도면의 세부화

기본 설계가 확정되면 건축가는 보다 세밀한 도면 작업에 들어갑니다. 벽체 두께, 마감재의 종류, 창호의 세부 스펙, 배관 및 전기 배선 위치까지 모두 도면에 포함됩니다. 시공사는 이 도면을 기준으로 공사를 진행하므로, 작은 오류 하나가 전체 공정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 6단계: 건축허가 도면 작성 및 인허가 신청

설계 도면이 완성되면 해당 지자체에 건축 허가를 신청합니다. 이 과정에서 필요한 각종 서류, 구조계산서, 에너지 평가서 등을 첨부해야 하며, 조건에 따라 수 개월이 걸릴 수 있습니다. 이 단계는 관공서와의 협의가 수반되기 때문에, 설계 경험뿐 아니라 행정 처리 경험도 중요한 요소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건축 도면을 단순한 설계도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건축가가 건축주의 삶을 해석하고, 대지와 대화하며, 법규와 싸우고, 시공자와 소통하기 위해 사용하는 하나의 언어입니다.
이 글을 통해, 도면 한 장에도 얼마나 많은 고민과 과정이 담겨 있는지를 느껴보셨다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건축물을 바라보는 시선이 조금 달라질지도 모릅니다.